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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 보며 일한다구?! 근무지에 대한 신중년의 생각은?
작성일시 21.12.02 (목) 10:57 조회수 16,998 공유

"63빌딩 떠나 양양 호텔에서 일한다" 올해 8월26일자 헤럴드경제에 난 기사 제목입니다. 한화생명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도록 돕기 위해 원격근무지(Remote Workplace) 를 도입했다는 것인데요. 한달간의 원격근무지를 운영한 결과 긍정적인 평가가 나와 앞으로는 제주도나 정선 등까지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양양'은 왠지 단어만 들어도 멋진 바다풍광과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그렇기에 우리 머리 속의 '양양'은 근무지라기 보다는 '휴가'장소입니다. 그런데 그런 곳에 호텔 한층을 사무실로 꾸며 원격근무지를 도입한 회사가 생겨난 것입니다.

'원격근무'와는 조금 다른 얘기지만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근무한다는 측면에서 '재택근무'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었습니다. 그런데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집보다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즉 재택근무의 장소가 꼭 집이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경험을 하게 된 셈입니다. '재택근무=집' 라는 공식이 서서히 깨지게 되었습니다. 근무지라고 하면 당연히 사무실을 연상시키던 것에서 벗어나 집, 카페, 혹은 제3의 장소 에서도 근무가 가능하다는 라이프스타일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이런 트렌드는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로 객실 예약율이 떨어지자 일본의 대표적인 고급 호텔인 '제국호텔(데이코쿠호텔)'에서 30박에 36만엔(약 375만원)짜리 장기 숙박 서비스를 내 놓았는데, 예약 첫날 완판되는 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계약자도 개인사업자, 기업임원, 한달살기체험 등 다양했습니다.

또한 집을 호텔처럼 사용하는 모델도 등장했습니다. 도쿄 시부야역 근처에 있는 '리렌트레지던스 시부야' 멘션은 3일전 미리 앱을 통해 외박을 신청후 1일 6000엔을 월세에서 깍아줍니다. 거주자가 집을 비울 경우 그 방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어 호텔은 이익을 내고, 거주자의 월세를 깍아줄 수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노마드'라는 개념이 언급되었던 초기에는 일부 특정 직업군에서만 가능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하이브리드로 적용하는 회사가 증가하면서 훨씬 더 일반화된 개념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월 일정금액을 내면 전국적으로 가지고 있는 회사의 숙박시설 어디에서나 머물 수 있는 '주거 구독 서비스'까지 나오면서 '여러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도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 일본 최초의 주거 구독 서비스인 어드레스(ADDRess) 컨셉 영상

도큐호텔에서는 올초에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39개의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 놓았는데요.. 30박 18만엔(약 190만원), 60박 36만엔(약 380만원) 이라는 작지 않은 요금이지만 매우 큰 호응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이 주로 젊은 프리랜서나 은퇴한 세대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20-30대가 30%, 40대가 20%, 50대가 21-23%, 나머지는 60대로 다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만약 우리나라에 이런 서비스가 나온다면 신청하는 연령대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 집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무실 출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특히 5060 세대에겐 일부 직군을 제외한다면 '근무=사무실'이었습니다. 동시에 출근하고 퇴근하니 출퇴근길도 매우 고단했지요. 1978년 3월 19일자 기사를 봐도 '가변출근시간제를' 이라는 제목이 보입니다. 인간회복을 위한 건의라는 소제목으로 쓰여진 기사에서는 '플렉스 타임제'라는 단어도 등장합니다. MZ 세대에게도 코로나 이전에는 '사무실 근무' 형태가 일반적이었다는 면에서는 5060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택근무에 대한 세대간 생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매경이코노미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재택근무에 대해 젊은 직원들은 선호하지만 간부급에서는 '글쎄'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재택근무를 하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는 응답률이 3.2~6.5%로 세대불문 공통적으로 낮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모처럼 세대간 의견이 일치했네요. :) 즉 재택근무가 편의성, 효율성 측면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창의성 측면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양양 앞바다를 보며 근무하거나 디지탈 노마드가 되어 원하는 장소에서 내 마음껏 일해 보고 싶은 마음은 세대불문 한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은 근무형태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 이상의 자기성숙과 자기관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매일 규칙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하기 vs 디지탈노마드 처럼 원하는 장소에서 일하기 vs 경치좋은 곳에 위치한 원격근무지에서 일하기 등 ..

여러분은 어떤 근무지에서 일하고 싶으신가요?

다양한 근무지가 생기는 만큼 앞으로는 회사를 선택할 때 근무지의 중요도가 더욱 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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