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료
아버지와 아들이 꼬박꼬박 건기식 챙기는 이유
작성일시 21.12.03 (금) 10:31 조회수 9,443 공유

"홍삼 사 놓으면 우리 아들이 다 먹어요!" 30대초 직장인 아들을 둔 아버지 A씨의 하소연(?) 입니다. A씨가 30대였을 때만 해도 부모님께서 인삼이나 녹용 등 몸에 좋다는 것을 챙겨주셨을 때 "에이, 밥만 잘 먹으면 되지 뭘 그런걸 먹어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요.. 이제 50대후반에 들어가면서 왠지 식사만으로는 영양보충이 안되는 것 같아 종합비타민이나 홍삼스틱, 유산균, 맥주효모 등 각종 건강기능식품을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홍삼스틱은 먹기 편해서 그런지 아들이 출근할 때 아침은 잘 안 먹어도 홍삼스틱은 꼭 챙겨 먹는 겁니다. 밥을 먹으라고 해도 '시간이 없다','입맛이 없다' 등 여러가지 이유로 아침은 잘 먹질 않습니다.

B씨의 20대초반 딸은 집에 있길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걷기도 안하고, 집에서만 지내다 보니 점점 더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엄마인 B씨가 잔소리를 해 보지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집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건강기능식품은 스스로가 챙겨서 꼭꼭 먹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A씨나 B씨의 경우만은 아닙니다.

 

엠브레인에서 실시한 '2020 건강기능식품 복용 경험 및 복용 효과평가' 조사에 의하면 현재 건강기능식품을 섭취중이라는 답변이 전체 평균 84.5%로 나와 건기식 섭취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40대이상 세대에서는 예상된 결과라 하더라도, 20대의 76.1%, 30대의 84.6%가 섭취중이라고 답변해 MZ세대에서도 높은 비율로 건기식을 섭취중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식습관에서는 세대별로 차이가 큽니다.

'평소에 나는 아침식사를 한다'가 30대는 30.8%밖에 안되는데 반해 50대는 59%,60대는 73.4%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평소 주문배달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다'가 20대는 50.9%, 30대는 43.3%인데 반해 50대는 17.6%, 60대는 7.4%로 나타났습니다.

5060 세대에서는 규칙적인 식습관을 지향하고, 자극적인 식습관을 지양하는데 반해, 2030 세대에서는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또한 76.9% 가 '건기식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고 응답해 실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고, 68.7%는 '건기식을 섭취하면 건강을 지키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생긴다'고 답변했습니다. 즉 건기식이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복용만으로도 심리적 위안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얼마전에 TV에서 집을 구경시켜 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었습니다. 오피스텔에 거주중인 MZ세대가 본인이 거주중인 집에 대해 설명해 주는 내용이었는데요, 서랍을 여는 순간 한가득 건강기능식품이 차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건기식에 대한 인기를 알 수 있었습니다.

중장년이 되면 갱년기, 면역력저하, 소화기능 저하 등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찾게 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건강관리와 면역력 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장년층뿐 아니라 MZ 세대에서도 자기 건강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는 의식이 커졌습니다. 즉 '셀프 메디케이션' 트렌드가 생겼고 건기식에 대한 인기도 높아졌습니다.

본인의 건강을 스스로 챙긴다는 점은 바람직스러우면서도 동시에 걱정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1/02/130939/

 

올초에 매일경제 기사를 보면 "밥 한끼 걸러도 8가지 건기식은 꼭"...MZ세대 달라진 식탁... 이라는 주제로 보도가 되었는데요. 건강을 챙기기 위해 건기식을 섭취하는 것은 좋지만 어디까지나 메인은 '제대로 된 식사'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잡곡밥, 다양한 채소, 과일, 견과류, 등푸른 생선, 해조류 등 건강한 식사가 갖춰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알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지요. 그런 경우 자신이 잘 지키지 못하는 빈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이 건기식의 주요 기능입니다. 하루 종일 먹는 것에만 매달릴 수 없기 때문에 건기식으로 보완하는 것은 좋지만, 자극적인 음식, 불규칙한 식사는 고치지 않고 그대로 하면서 건기식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체크가 필요합니다.


 

© nobiteuntilphoto,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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